무협/SF

당가풍운(唐家風雲) 무삭제판 - 2부 17장

본문

본 소설은 cc11k님과 아울맨님이 공저한 "당가풍운"을 작가님들의 허락을 맡아 내용을 새로이 추가하고 수정한 버전입니다.






17장 절곡으로




야행복을 갖춰입은 한 인영이 전각으로 스며들어갔다.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조심스럽고 은밀한 움직임이었다.


어느새 인영은 당가 가모 구숙정의 침소 천장 대들보 위에 잠입한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아래쪽 침상 위엔 남녀가 한 몸뚱아리로 엉켜서 격렬히 움직이고 있었다.


불륜의 현장이었다. 


수려한 외모를 가진 이십대 초반의 청년이 당가의 가모 구숙정과 한창 운우지락을 나누고 있었다. 


놀랍게도 청년의 밑에 깔린 채 온몸을 비틀며 열락에 잠긴 구숙정은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는 임산부의 몸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쾌락에 흠쩍 젖은 듯 간드러지는 비음을 토해냈다.


대들보 위에 숨어있던 당정은 눈을 부릅 뜬 채 그들의 행위를 훔쳐보았다. 그리고 살짝 몸을 떨었다.


청년의 정체는 분명 당종, 그리고 밑에 깔린 여인은 당종의 친모인 구숙정이었다.


구숙정의 가랑이 사이에 당종의 양물이 모친의 신성한, 금단의 동굴을 일그러뜨리며 천천히 들어갔다. 무공으로 단련된 당종의 등이 땀으로 번들거렸다.


당종은 구숙정을 깔아뭉개면서 강력하고 빠르게 진퇴를 반복했다. 거기에 맞추어 구숙정도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배가 부풀어오른 나신을 움직였다. 그녀의 허연 엉덩이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거무스름한 항문이 벌렁거렸다.


"호호호!"


구숙정은 교만으로 가득 찬, 요사스럽고 음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손이 아들의 엉덩이로 내려가더니 꽉 움켜쥐었다.


모자가 땀투성이가 된 몸뚱아리를 움직일 때마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방안을 채웠다.


불빛이 그리 밝지 않아 어두웠음에도 구숙정의 길게 찢어진 밀궁에 당종의 양물이 박혀서 들어갔다 나왔다 움직이고 있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대음순이 활짝 벌어진 구숙정의 옥문에선 이미 한 차례 절정을 맞이한듯 뿌연 정액과 애액이 뒤섞인채 흘러나와 침상을 적셨다.


어미와 자식이 몸을 섞고 있다.


하늘도 용서치 않을 끔찍한 패륜의 죄이다.


신전에서 당정이 언뜻 봤던 것은 착각이나 환각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예전 구숙정의 처소에서 새벽에 몰래 나오던 당종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 때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러나...)


당정은 자신이 한번 겁탈한 구숙정을, 그리고 헐떡이며 모친을 범하는 당종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 역시 저들과 다를바 없었다.


모친을 올라타고 격렬하게 하체를 움직이는 당종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이 겹쳐지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붉게 물들 구숙정의 요염한 얼굴이 배덕의 욕정에 젖어 헐떡인다.


"헉...헉...어머님..."


"하악...종아야..."


모자의 입에서 쾌락과 욕정의 탄성이 거침없이 터져 나왔다. 천륜을 어긴 모자는 헤어날 수 없는 열락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구숙정의 부풀어오른 배가 조금 흔들렸다. 


어미의 자궁 속에 들어있는 아들의 아이.


당정은 멀지 않은 과거에 구숙정을 능욕했다. 당패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몇번이고 정액을 그녀의 자궁 깊숙이 토해냈다. 


구숙정의 뱃속에 자라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일 수도 있었다.


누구의 씨앗인지는 아마 영원히 알 수 없겠지.


문득 당정은 저들의 사정이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가의 핏줄들이 제각각 모친을 범하는 패륜의 굴레 속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이것은 어떠한 운명이란 말인가?


(모두가 미쳐가는 것인가...)


혈연관계는 완전히 망각한 채 금지된 자신의 육체를 아들에게 활짝 열어준 구숙정의 젖은 입술에서 신음과 교성이 터져나왔다.


모자상간이 또 한 번 절정으로 치닫을 때 이미 대들보 위의 당정은 사라진 뒤였다.




거친 황무지가 끝간데 없이 펼쳐진 곳이었다.


풀들은 말라 비틀어져 있었고, 구름은 낮게 깔리어 있었다.


두응향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혀 낮설은 곳이었다.


바닥을 내려다보니 맨발이었다. 주위에 자갈만이 흝어져 있었다.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몰랐다.


그저 한없이 걸을 뿐이었다.


황량한 황무지가 어느덧 사라지고 이번엔 갈대밭이 펼쳐져 있었다. 


"흐음… 흐음…"


색기를 자극하는 간드러진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두응향은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렸다.


사람의 인기척이 반가왔다. 갈대숲을 헤치고 나아가자 두응향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알몸의 두 남녀가 野合을 하고 있었다. 여인을 올라탄 사내의 벌거벗은 엉덩이가 연신 위아래로 움직였고 그럴 때마다 여인은 숨넘어가는 듯한 신음을 지르고 있었다.


두응향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짐승처럼 뒹구는 그들이 역겨웠다. 허나 그들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


그들의 야합을 지켜보던 두응향의 얼굴에 핏기가 가시었다. 사내의 밑에 깔리어 음탕한 환희의 신음소리를 내는 여인…


자신이었다. 


두응향은 사내를 보았다. 조카 당잔이 얼굴에 음탕한 웃음을 흘리며 연신 하체를 움직이고 있었다.


아랫도리에서 갑자기 찌르르한 쾌감이 울리었다. 두응향은 하체를 꼬았다. 아무것도 없건만 옥문속으로 사내의 성기가 깊숙이 들어와 질벽을 긁어주고 있었다.


당잔의 모습이 변하더니 안소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당종도, 환락삼왜도 자신을 탐하고 있었다.


"아아아…"


두려움과 환희에 두응향은 신음을 질렀다.


번쩍!


그때, 번개가 치더니 뇌성벽력이 울리었다. 두응향은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검은옷을 걸친 거인이 커다란 칼을 들고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분노에 찬 눈을 가지고 있는 거인… 칼날이 피를 부르며 윤기를 흘리고 있었다.


당화였다.


"여, 여보…"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도 뒤에서 또 다른 자신에게 사내들이 성기를 밀어넣을 때마다 하체가 벌벌 떨리었다.


죽어도 좋을 것 같은 쾌감이었다.


하체를 음란하게 비틀면서도 공포에 질린 눈으로 당화를 올려다 보았다.


당화가 커다란 칼을 들어올리었다.


사내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아아--"


사내들의 걸죽하고 힘찬 정액이 자궁안을 툭툭치며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두응향도 절정에 올랐다. 잔뜩 오무린 허벅지 사이로 음액이 젖어 들었다.


그때, 당화의 칼이 번쩍이며 자신의 목을 향해 떨어졌다. 


"아아--"


칼을 보며 두응향은 공포인지 환희인지 자신도 모를 신음소리를 질렀다. 눈을 감았다.


"…"


정적이 흐르고… 두응향은 눈을 떴다. 당화도 또 다른 자신도 환락삼왜도 보이지 않았다.


당정이 바닥에 누운체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당정의 눈이 너무도 애잔해서 두응향은 말을 할 수 없었다.


"…"


당정이 입가에 슬픈 미소를 떠올렸다. 당정의 가슴이 길게 갈라져서 드러난 심장이 고통스럽게 벌떡이고 있었다.


두응향은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었다.


당정이 누운 곳이 갑자기 천길 낭떨어지로 변하며 당정이 뚝 떨어졌다. 두응향은 입을 뻐끔하면서도 말도 못했다.


당정의 애잔한 눈길만이 두응향의 가슴에 남아 있을 나름이었다.




"허억…"


두응향은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당정이 보이지 않았다.


벽으로 주춤주춤 물러서서 몸을 웅크리고 당정을 기다렸다.




산봉들이 삐죽삐죽 늘어선 것이 마치 칼을 거꾸로 세워 놓은 것만 같은 준령이었다.


선학봉의 정상에 선 당정은 불어오는 바람을 맞았다. 시원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높은 산봉우리의 높이만큼이나 깊은 계곡이 보였다. 


절곡!


전대가주 당화가 있는 곳. 


모든 사건이 일어난 시발점이었다.


묵묵히 아래를 내려다보던 당정이 이윽고 발끝을 내밀었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을 당정이 마치 민첩한 원숭이처럼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시비가 놓고 간 연자탕은 한쪽 구석에 놓인체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두응향의 눈이 불안감에 흔들렸다.


다시 어둠이 찾아왔으나 두응향은 움직일 줄 몰랐다.


잠도 자지 않은체 쪼그리고 앉아 있던 두응향이 일어났다. 몇일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일을 하는 노복을 만났지만 두응향은 마치 몽계를 거닐 듯 흐느적거리며 걸을 나름이었다.




* * *


강바람을 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멀리 강상위에 떠도는 꽃배에서는 한량들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기녀의 간드러진 웃음소리를 바람이 실어다 주고 있었다. 


양천호는 천천히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었다.


그리 바쁠 것도 없었다. 내일까지 성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사천 지역에 있는 종남제자들에게 소집령이 하달되었다. 당가문도들의 거점을 파악하고 습격하기 위함이었다.


바람에 검수가 휘날리자 양천호는 검자루를 힘주어 잡았다.


묵직하면서도 손아귀에 딱 맞는 둔중한 감촉에 미소를 흘리었다. 20여년을 문중에서 갈고 갈았던 무공이었다.


이번 당가와의 결전으로 그동안 부족했던 실전에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한동안 벽을 넘지 못하고 정체되었던 무공이 활로를 찾고 있었다.


이론으로 아는 것하고 생사가 찰나에 결정지어지는 실전하고는 많은 괴리(乖離)가 있었다. 이대로 좀더 용맹전진 한다면 사형제간에서도 鐵中錚錚일 것이었다.


다시금 검자루를 움켜쥐는 양천호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한 여인이 걸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머리를 궁형으로 틀어 올리고 바람을 맞으며 힘없이 걷고 있었다.


여염집의 아낙이 아니었다. 여인들이 바깥나들이를 할 때에는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많은 복장을 걸치고 다니는데 그 여인은 집안에서나 입을 법한 간단한 복장만을 하고 있었다.


한차례 바람이 불어오자 여인의 치맛자락이 날리었다. 하늘거리는 치맛자락이 감기면서 풍만한 하체의 굴곡을 드러내었다.


둔부는 크고 둥글었으며 허벅지는 곧고 알맞은 굵기였다. 가늘은 종아리와 발목은 둔부의 풍염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양천호는 이맛살을 좁히었다. 


산 속에서 청정을 거닐며 금욕적인 생활을 하던 그로서는 그 여인이 마치 요부와 같이 보였던 것이다.


그때 힘없이 걷는 여인의 좌우측으로 두 명의 장한이 나란이 서서 걷기 시작했다.


양천호는 자신도 모르게 검잡이를 잡았다. 파락호 같은 건달들이 여인을 희롱하면 만류하기 위함이었다.


건달들의 비열하고 음탕한 웃음소리가 들리었다.


양천호는 고개를 저었다. 한 놈이 여인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안는데도 여인은 전혀 거부의 몸짓이 없었다.


"상한 꽃이로군…"


음담패설을 지껄이던 건달들이 여인을 강가 숲 속으로 이끌었다. 여인은 이미 한 놈의 품에 안긴체 놈들이 이끄는 대로 가고 있었다.


양천호는 이마를 깊게 찡그렸다.


무언가 배신을 당한 것만 같은 불쾌감에 고개를 저었다. 강가로 나아가자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흝어 주었다.


가슴이 탁 트일 것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 평소의 호연지기가 아닌 불편함에 심기가 상했다.


"心魔… 心魔로고…"


양천호는 청명한 심신을 유지케 해주는 眞訣을 외웠다.


깊게 패였던 이마의 주름살이 점점 펴지면서 눈빛도 점차로 평온을 되찾았다.


"아- 하아아----"


심결을 외우는 양천호의 귀전에 울리는 소리에 양천호의 주름이 다시 잡히었다.


(수많은 心魔중에 여인의 색관이 제일 至難하다 하더니…)


"아아--- 흐으음---"


사내를 받아들이는 여인의 충만감에 가득찬 신음소리였다. 보지않아도 사내가 양물을 여인의 몸속 깊이 진입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아---"


이번에는 안타까운 듯, 상실을 호소하듯 애틋한 신음소리가 귀전을 울리었다. 


(다시 합일이 이루어지겠지…)


이미 진결은 멈추어 졌고, 청정을 유지하려 하던 노력은 공염불이 되어 있었다. 생각지 않아도 여인의 교태가 그리어졌다. 여인의 붉은 입술이 자신의 귀전에 대고 달콤하고 음란한 신음소리를 내는 것만 같았다.


양천호는 몸을 돌려 여인이 사라진 숲속으로 향했다. 마음 한구석에서 만류를 하고 있었으나 양천호는 이미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숲속에 들어서자 음란한 짐승들을 볼 수 있었다.


여인이 한 놈의 하체에 올라타고는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한 놈은 벌써 일을 끝냈는지 벌거벗은 하체를 드러내놓고 있는데 양물은 흥건히 젖어 있었다.


"두형, 이년… 이년은 정말 요괴요. 세상에 이런 계집이 다 있다니…"


여인의 밑에 깔린 놈이 죽는소리를 했다. 방금 일을 마친 놈은 벌써 양물을 굳게 세우고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며 부러운 듯이 여인의 몸에 깔린 놈을 쳐다보았다.


"우리에게 이런 복이 떨어지다니… 장형, 어서 하라구… 어이쿠! 정말 죽을 지경이로군."


놈들의 소리를 들으며 다가가는 양천호의 눈에 여인이 올라탄 엉덩이를 움직이며 두팔을 들어올리어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단을 잡아 위로 올리었다.


좁은 등 좌우로 붉어져 나온 커다란 유방이 여인이 몸을 일렁일 때마다 금방 떨어질 것만 같은 무게감으로 위아래도 덜렁덜렁 들썩였다.


들어올린 겨드랑이에 난 검은색 털이 양천호의 눈에 들어왔다.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살에 검게 수풀을 이루며 나있는 것을 본 양천호의 입에서 나직한 신음이 흘렀다. 여인의 치모를 본 것보다 더한 음란함으로 다가온 것이었다.


여인이 고개를 살짝 틀자 양천호는 비로서 여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뚝-


무언가 가슴속에서 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인지 양천호는 숨을 쉬고 있지 안았다.


어떻게 표현할지를 몰랐다. 아니 그 형상을 어찌 간사한 세치 혀로 표현할수 있으리…


그들은 양천호가 다가오는 것도 의식지 못하고 난잡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여인은 고운 아미를 좁히며 몸을 움직였다. 이마와 마늘쪽처럼 뾰족한 코등에 땀이 맺혀있었다. 크고 아름다운 눈을 음란한 쾌락에 좁혀 있어 흑백이 뚜렷한 눈을 가리우고 있었다.


양천호는 여인의 눈이 심지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失魂女인가, 아니면 백치미를 풍기는 음란한 미녀인가?


남근을 몸 안 깊이 받아들이고 풍족한 충족감에 환희의 표정을 지을 때는 사십대의 풍염하고 요염한 분위기가 낳고, 사내의 양물이 빠져나갈 때에는 새침하면서도 팩 토라진 어린 계집의 앙탈스런 표정을 지었다.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얼굴이, 순간 순간의 환희와 안타까움을 표정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놈이 여인의 투실한 젖을 마음껏 주무르고 있었다. 양천호의 눈이 아래로 향했다. 크고 넓직한 엉덩이의 길게 갈라진 홈에 나있는 오무린 국화잎과 그 밑으로 양물을 물고 있는 陰戶가 보였다.


양물의 굵기에 의해서 늘어진 음호가 팽팽하게 늘어져 있었다. 여인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여인의 몸에서 빠져나온 성기는 여인의 질척한 애액을 흠씬 뒤집어써서 흥건히 젖어 있었고, 밑으로는 애액이 흥건히 흘러, 보는 사람의 음란한 상상을 불러 일으켰다.


양천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질투심에 심장이 평정심을 잃고 벌떡이며 뛰고 있었다. 검의 손잡이를 쥔 손등에 굵은 힘줄이 지렁이처럼 툭툭 불거져 나왔다.


놈들을 찢어 죽이고 싶은 살심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찮은 파락호에게 고귀해 보이는 몸을 허락하는 여인이 미웠다.


"어?"


대기를 하고 있던 놈이 이미 가까이 다가온 양천호를 보고 실성을 질렀다.


착-


한줄기 섬광이 휘둘러졌다가 다시 검집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 어…?"


놈이 비틀거리었으나 자신이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얼굴에서 무언가 주루룩 흘러내리는 느낌에 얼굴을 쓸자 손바닥에 피가 묻어났다.


미심혈에서 한줄기 피가 흘러내리었다.


비틀거리던 놈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한 불신의 표정으로 양천호를 바라보던 놈이 뒤로 넘어갔다.


"아이고… 어떤 잡놈이!"


여인의 몸에 깔려 있던 놈이 고함을 지르며 일어섰다. 단정하게 무복을 차려입고 검수가 매달린 검을 차고 있는 한 사내가 자신을 향해 오고 있었다.


놈은 마음보다 몸이 먼저 긴장을 하는 것을 느끼었다.


심상치 않았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서는 당장 등을 돌리고 물러날 때였다. 


머뭇거리면서도 선뜻 발을 떼놓지 못하는 것은 계집에 대한 미련이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본능은 위험을 경고하고 있으나 욕심이 여인을 요구하고 있었다.


순간의 머뭇거림이 그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다가오는 검수의 몸에서 번쩍이는 섬광이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 섬광은 곧이어 거대한 광채로 변해서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고통도 없었다. 눈앞에 환한 세상이 펼쳐져 있을 나름이었다. 무언가 말을 하면서도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다.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양천호는 여인을 향해 다가갔다.


내심 우쭐한 마음도 들었다. 협의남아의 기개를 보여 준 것만도 같았다.


여인은 알몸으로 나무밑에 웅크리고 앉아서 양천호를 바라다보았다.


"부인!"


여인을 부르던 양천호의 이마가 다시 찌프려졌다. 여인의 몸 구석구석에 난행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백옥같은 젖가슴은 사내의 손자욱이 남아있었고, 살짝 벌어진 음호에서는 허연 정액이 베어나오고 있었다.


양천호는 젊은 혈기를 지닌 장한이었다. 평소의 그는 여인을 봄에 있어서 결코 미추로 구분을 짓지 않았다. 음탕한 요부를 사갈시 하던 양천호였다. 허나 이 여인은 그런 잣대로 평가가 내려지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깊게 쉬었다.


여인이 팔을 뻗어 양천호의 목을 감았다.


눈앞에 마치 장미꽃잎처럼 살짝 입을 벌린 입술이 보였다. 가지런한 치아도 살짝 벌어져 있었다.


양천호는 심신이 진탕됨을 느끼었다.


모든 것을 잊고 이 여인의 품속에서 안주하고픈 욕념이 일었다. 


여인이 불그레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양천호에게 밀어붙이며 알몸을 꿈틀거리었다.


귀전에 여인의 뜨거운 숨결이 닿았고, 달콤하면서도 비릿한 여인의 입냄새가 후각을 자극하였다. 최음제보다 더한 유혹이었다.


"흐음…"


목석같은 양천호의 반응에 여인이 토라진 듯, 앙탈을 부리듯 몸을 꼬았다.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마음과는 달리 여인의 알몸을 안았다. 여인의 몸에서 또다시 진하디 진한 체향이 훅 끼치었다.


손바닥을 벌려 여인의 젖가슴을 쥐자 그의 커다란 손아귀에 여인의 젖가슴이 통째로 들어왔다. 장심에 빳빳이 곤두선 유두가 닿았다.


"흐으음…"


격정에 여인의 젖가슴을 쥐자 여인이 신음을 내며 몸을 비틀었다.


손을 아래로 내려 여인의 국부를 쥐었다. 손바닥에 질척한 음액이 묻어났다.


"정아야…"


여인이 신음했다.


"이… 이…"


찬물을 뒤집어쓴 서늘함에 국부를 쥐고 있던 양천호가 고개를 들었다. 혼미한 여인의 눈이 들어왔다. 


"이… 짐승 같은…"


정신이 없는 여인의 몸을 탐했다는 자괴심에 양천호는 탄식했다.


여인의 달아오른 두뺨을 손바닥으로 감싸안고는 여인의 귀에 입을 대었다.


"갈!"


청환수리진결을 외우고는 여인의 귀에 대고 벽력같은 소리를 질렀다.


여인이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이 부르르 떨렸다. 몽롱한 눈빛이 흔들리었다.


"갈!"


다시 한번 소리를 지르자 여인이 괴로운 듯 몸을 틀어 몸을 떼려했다.


여인의 눈이 다시 신지를 찾았다. 사태 파악이 안돼 잠시 멍하니 있던 여인이 몸을 웅크리며 흐느껴 울었다.


양천호은 그저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여인을 업고 양천호는 성내가 아닌 산으로 올랐다.


왜 그런지 자신도 몰랐다.


이미 내일 있을 문파의 집회는 관심 밖이었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으나 양천호는 자신을 추스릴 수가 없었다.


산을 오르자 계곡물이 보였다. 산을 더 거슬러 올라가 여인을 내려놓았다.


장포를 벗기자 알몸이 된 여인을 손으로 물을 떠서 씻겨주었다.


양천호에 몸을 내맡긴 여인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 




두응향은 겁이 났다. 


당정이 보고싶었다.


색독에 찌든 자신이 두렵기만 했다. 기를 복돋아 주고 색독을 억제해주던 당정이 없자 심신이 더욱 황폐화되는 것만 같았다.


더욱 무서운 것은 자신이 꾼 꿈이었다. 불길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눈을 들자 낮선 사내가 보였다.


자신의 알몸을 씻기면서 이마에 땀을 흥건히 흘리고 있었다.




쉭-


별안간 鐵矢가 당정을 향해 쏘아져 들어왔다.


안된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나 위험을 감지한 몸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구종미리보를 펼치었다.


퍽! 


"…"


살을 꿰뚫는 소리와 함께 당정의 팔뚝에 조그만 鐵矢가 박혀 들었다. 팔을 뚫고 나온 뾰족한 철시끝은 피와 기름으로 번들거리었다.


그나마 마지막에 구종미리보를 변화를 바꾸어서 이 정도에 그친 것이었다. 구종미리보를 끝까지 펼치었다면 팔이 아닌 목줄기에 철시를 맞을 뻔했다.


당정은 고개를 들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心氣를 과도하게 쓴 탓일게다. 이미 그의 몸 곳곳에는 상처가 나있어 이곳까지의 흉험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동굴바닥에 앉은 당정은 품에서 血精匕를 꺼내어 깃대를 자르기 시작했다. 스걱하며 울리는 소리가 마치 뼈와 살을 자르는 듯한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었으나 당정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혈정비로 톱질을 하듯 살대를 자르기 시작했다.


절곡은 독과 함께 각종 암기로 뒤덮인 험지였다. 문제는 암기 및 독이 일반 무림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당문의 가전무공을 대비해서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당문 가전무공의 門路를 정확히 읽고 설치를 한 살인장치였다. 당문의 무공을 익힌 문도라면 절대 이 함정을 비켜날 수 없도록 만들어진 것이었다.


"…"


당정은 의문점에 고개를 숙이었다.


당문시조가 구축한 곳이라면 당문문도가 피할 수 없는 암기장치를 한 것이 과연 상식적이었을까?


당정은 일어섰다. 


모든 의문점을 해결하려면 들어가는 수밖에…




* * *


주위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당패는 夜時를 살피었다. 묘시가 다가옴에 따라 여명전의 암흑으로 천지는 어두컴컴하게 물들어 있었다.


주위에서 말들이 투레질을 하는 소리가 들리었다. 당패의 뒤쪽으로 四展의 정예들과 가주 호위대인 隱潛隊의 인원들이 숨을 죽이고 당패의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종남파와의 길고 긴 싸움에서 가주인 당패가 처음으로 직접 나선 결전이었다. 그리고 이 결전은 종남과의 건곤일척의 장이 될 것이다.


다시 말들이 투레질을 하며 안달을 하였다. 사람들의 투기에 짐승들도 미쳐 날뛰고 있는 형상이었다.


당문 문도들은 주먹을 쥐었다. 온몸을 휘어감는 공포, 그리고 투기가 온몸으로 퍼져 몸이 떨리고 있었다. 전투의지는 고조 될 대로 고조되어 툭 건들면 터질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그때, 당패가 한 손을 들어올렸다.


그것을 신호로 한쪽 대기하고 있던 추혼각의 대원들이 어둠을 뚫고 앞으로 나아갔다. 대단히 빠르고 신속한 동작이었으나 인기척하나 없는 은밀한 동작이었다.


향하나 탈 시간이 지나자 다시 당패가 손을 들어올렸다. 이번엔 광혼전의 대원들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내 어둠이 탐욕스런 식욕으로 그들을 삼키었고, 그들의 신형은 종적을 감추었다. 


다시 향 하나 탈 시간이 지났을 무렵 펑 소리와 함께 대원들이 사라진 앞쪽에서 夜空을 가르고 불화살 하나가 솟구쳐 올랐다.


당패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온몸의 근육이 경직을 일으키며 싸한 기분이 척추를 타고 뇌로 치솟아 올랐다. 섬찟하리 만치 치밀어 오르는 투기를 억제할 수 없었다.


들어올린 손을 앞으로 뻗으며 말고삐를 나꿔챘다. 주인의 명에 애마는 앞발을 번쩍 들어올리더니 이내 앞으로 내달았다.


두두두…


흙먼지를 일으키며 수많은 기수들이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달리던 사수들이 말 위에서 작은 철궁을 들어 하늘을 가르켰다.


쉭- 쉭- 쉭-


이어서 공기를 가르며 작은 철시들이 앞으로 비상했다. 수많은 말발굽으로 인해 지축이 흔들리었다.


앞쪽에 길다랗게 늘어선 담장이 보였다. 이미 당잠 안쪽에서는 화염이 치솟으며 亂戰을 벌이는 칼 소리 비명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담 쪽을 향해 나아가던 당패가 말고삐를 놓았다. 말은 미친 듯이 달려 나아갔다.


말 위에서 팔을 벌린 당패가 발을 들어올려 말 등을 차며 허공으로 몸을 뽑아 올리었다.


그의 몸이 마치 대봉처럼 공중으로 떠오르며 쾌속하게 담 위로 향해 나아갔다. 당패의 몸이 담장을 넘어설 때에 검푸른 검기가 치솟아 오르며 당패의 몸을 양단해 갔다.


"찻!"


짧은 소리와 함께 별안간 당패의 몸이 뚝 떨어졌다. 


"…"


"커억!"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리었다. 이미 담장을 넘어 내려선 당패의 양손에 두 명의 종남문도 목줄기가 잡히어 있었다.


꺽여진 목 뒤로 머리가 힘없이 매달려 건들거리고 있었다. 당패가 손을 풀자 짚단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리었다.


그런 당패의 머리위로 수많은 당문의 정예들이 몸을 날리며 안으로 짓쳐가고 있었다.


당패는 뒤짐을 지더니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 뒤로 가주의 호위대인 은잠대 인원들이 보일 듯 말 듯 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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