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62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62(영장평원의 혈투)-13




영장평원의 입구에 은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이 도착했다. 바로 천마마련을 출발한 오백 명의 은마마령대가 영장평원에 도착한 것이다. 천마마령대를 지휘하는 사람은 천마마련의 칠대호법 중 한명인 천명염라였다. 천명염라는 영장평원으로 향하는 협로를 보고 입이 벌어진다. 협로의 양쪽 절벽이 무너지고 돌무더기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가 뒹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멀리서 병장기 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리고 있다.




“오수.........앞에 무슨 일이 비아그라 구입방법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우리는 천천히 따라가겠다.”


“알겠습니다.”




천명염라의 명령은 받은 사내가 은마마령대 몇 명을 이끌고 경공을 발휘하여 먼저 달려갔다. 천명염라는 나머지 은마마령대를 이끌고 협로로 들어섰다. 협로는 돌과 흙무더기로 말이 접근하기 힘들었다. 천명염라는 말에서 내렸다.




“모두 하마.........이곳부터는 도보로 이동한다.”




은마마령대는 말을 버리고 돌무더기가 쌓인 협로에 들어섰다. 협로는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여기저기 팔다리가 절단된 시체와 형체를 알아볼 수없을 정도로 뭉개진 시체들이 보인다. 협로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으~ 살려줘~ 살려줘~~”




여기저기 신음소리가 들린다. 부상당한 오향의 무사들의 신음소리다. 은마마령대는 그들을 외면하고 전진했다. 한가하게 그들을 돌봐줄 시간은 없다. 자신들은 철부지 소공자를 찾아야 한다. 더욱이 놈들은 무림맹 놈들이 아닌가? 먼저 달려갔던 오수라는 사내가 돌아왔다.




“반대쪽 협로에 공자님이 계십니다.”


“드디어 찾았군. 공자님은 안전하시겠지.”


“지금 무림맹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뭐야~ 무림맹 놈들이 공자님을 공격한단 말이야.”


“ 아무래도 공자님이 십이사라는 놈들과 함께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무림맹이 놈들이 공자님도 십이사의 일원인지 알고 공격하는 모양입니다.”


“십이사..........그럼 그 소문이 모두 사실이란 말인가?”


“상황이 다급합니다. 평원에 남아있는 무사들도 협로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뭐야~ 서둘러...........모두 전력을 다해 진격한다.”




천명염라가 이끄는 오백의 은마마령대가 초벽하를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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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일행은 날아오는 화사들 때문에 오당무사들에게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배수의 진을 친 오당의 무사들도 필사적으로 화살과 암기들을 날리고 있었기 때문에 접근하기조차 용이치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그들은 높은 바위언덕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돌격하다가는 도치일행이 당할 수도 있었다. 




“이런........여기서 시간을 끌게 되면 오향무사들 중 살아남은 놈들이 후미를 공격할 겁니다. 어서 뚫고 가야합니다.”


“빌어먹을~ 나도 알아.........하지만 적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잘못하면 우리가 당한단 말이야.”




도치와 사우 등이 화살을 막으며 힘들게 대답했다. 그때 하늘에서 아군이 수혜와 궁아라를 안고 떨어진다. 아군은 양발에 수라기를 집중하고, 각법(脚法)으로 수라마령신공을 펼치니 수많은 발그림자가 피어나며 궁수들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렸다. 궁수들은 하늘을 가득 메우며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그림자들을 보고 분분히 도망친다.




“피해...............콰아아앙~”


“크아아악~”




궁수들이 있던 바위언덕에 거대한 웅덩이가 파이며 궁수들의 시체와 바위들이 사방으로 날아간다. 아군은 그 사이에 도치일행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아군이냐...........아군 맞아.”




도치가 아군을 보며 큰소리로 물었다. 아군이 평소얼굴이 아닌 본래의 얼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치는 아군의 좌우에 끼고 있는 수혜와 궁아라를 보고 아군임을 짐작했다.




“인사는 나중에 하고.........곽지향님..........곽지향님 어디 있어요.”


“저~ 여기 있어요.”


“아가씨와 누님이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어서요.........어서 봐주세요.”




아군은 수혜와 궁아라를 바닥에 내려놓으니 곽지향을 찾는다. 곽지향은 아군에게 달려와 수혜와 궁아라의 상세를 살펴보니 두 명 모두 피가 검게 변하고 호흡이 미약한 것이 독에 중독된 것이 확실했다.




“무슨 독에 중독된 겁니다.”


“몰라요. 여기.........여기 놈들에게 빼앗은 약이 있어요.”




곽지향은 아군에게 주머니를 받아 주머니를 열어서 손가락에 가루를 묻혀 맛을 본다. 




“이건 신장 모래사막에 사는 전갈의 독이고..........이건 칠점사의 독입니다. 이건.......해약 같은데..........이건 구엽초라는 식물의 독을 말린 것이고.........대처 어떤 독에 중독되었던 거죠.”


“모르겠어요.”


“이............이걸 보세요..........이겁니다.”




궁아라는 품속에서 작은 화살촉을 꺼냈다. 혹시 몰라 몸에 박힌 화살촉을 가져온 것이다. 곽지향은 화살촉에 바라진 독을 확인하더니 주머니 중 하나를 골라낸다.




“이겁니다. 화살촉에 전갈독이 발라져 있어요. 이게 전갈독의 해약입니다.” 




곽지향은 해약을 수혜와 궁아라의 입에 넣어주었다. 수혜와 궁아라는 자리에 누웠다. 아군은 급한 마음에 그녀들의 등에 손바닥을 붙었다. 자신의 내공으로 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멈추세요. 아군님은 독에 대해서 모르잖아요. 잘못하면 일사님의 진기로 인해 독이 더욱 빨리 퍼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삼사님이나 칠사님이 스스로 치료하셔야 합니다.”




곽지향의 말에 아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곽지향의 말에 수혜와 궁아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부좌를 트고 앉아 독기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 그때 아군의 옆에로 화살하나가 날아온다. 오당의 무사들이 다시 진열을 정비하고 화살을 날린 것이다. 




“이놈들~ 모두 죽어버릴 거야.”




살기가 일어난 아군이 수라기를 끌어올린다. 그때 아군의 손을 잡는 사람이 있었다. 아군은 붉게 물든 눈으로 자신의 손을 잡은 사람을 보았다.




“당신........아군이죠. 아군 맞죠.”




잔잔하고 맑은 음성이다. 아군은 살기를 억누르고 여인을 보았다. 자신의 손을 잡은 여인은 초벽하였다. 초벽하는 아군이 나타나도 다가오지 못했다. 아군이 역용을 풀고 있었기 때문에 단번에 아군을 알아보지 못했고, 아군이 수혜와 궁아라 때문에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당신이 어떻게.........”


“곽지향님과 당신이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어요. 곧 있으면 본련의 은마마령대가 도착할 겁니다.”


“은마마령대?..........천마마련이 우리 일에 나섰단 말입니까?”


“설명은 나중에 할게요. 잠시만 기다면 됩니다.”


“아군.........일이 끝났으면 화살 좀 막아..........빌어먹을 새끼들........저 새끼들은 지치지도 않는 모양이야.”




도치가 화살을 막으며 아군에게 소리를 질렀다. 




“잠깐만.........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잠시만 기다려요.”




아군은 초벽하의 손을 놓고 주위에 떨어져 있던 검을 들고 공중으로 솟구친다. 아군이 들고 있던 검이 황금색으로 빛나더니 폭죽처럼 터져버린다. 아군이 다시 인의천검류를 실천하자 검이 버티지 못하고 터져버리는 것이다. 검의 파편들이 궁수들을 향해 날아간다. 




“쉬이이이익~~ 피해...........모두 엎드려.”


“크아아악~~”




멀리 있던 궁수들이 검의 파편에 의해 벌집이 되어버린다. 아군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빌어먹을 자식들 꼴좋다.........아군 한번 더해.”




그때 반대쪽 협로에서 엄청난 함성이 들리며 지축을 울리는 발자국소리가 올리기 시작했다. 오향의 살아남은 무사들이 아군일행을 향해 물밀 듯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이성을 상실한 모양이다. 이천오백의 오향 무사들 중에서 살아남은 무사는 삼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마수의 계략에 의해 반 이상이 바위에 깔려 죽음을 면치 못한 것이다. 동료를 잊은 오향무사들은 이제 공포도 상실하고 오직 동료들의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아군일행을 행해 달려오는 것이다.




“저놈들이.............일사 앞을 막아..........”




금막비가 뒤로 달려오며 유성우를 날린다. 유성우는 날카로운 파공음을 내며 오향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크아아악~~~”


“멈추지 마라..........놈들을 죽여.........동료들의 복수를 해야한다.”




선두로 달리던 동료들이 죽어도 오향무사들은 멈추지 않는다. 십이사를 공격하고 있던 오당무사들도 오향무사들을 보았다. 단목신검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양쪽에서 십이사 놈들을 공격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




“돌격.........돌격하라. 십이사 놈들을 죽어라.......모두 돌격하라.”




화살과 암기만 날리던 오당의 무사들도 십이사를 향해 돌격했다. 앞에는 오당의 무사들, 뒤에는 오향의 무사들이 십이사를 공격하는 것이다.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아군님, 악무룡님, 곽지향님은 앞을 막으세요. 사우님, 도치님 이막수님은 뒤를 막으세요. 유미림님은 부상자들을 보호해 주세요. 거기 있는 두 분은 도망쳐요. 우리와 같이 있으면 두 분까지 위험합니다. 어서 도망쳐요.”




마수는 부체를 달려오는 무사들을 향해 날리며 십이사에게 지시했다. 마수의 부체가 허공에서 춤을 추며 날아가 달려오는 오당 무사의 목을 베어버린다. 마수의 학영선법(鶴影煽法)이 펼쳐진 것이다. 마수도 계마관에서 계략이나 진법 따위만 베운 것이 아니다. 그도 십이사 중 한명이 아닌가? 




“거패.......너도 싸워~”


“저들은 무림맹 무사들입니다. 저희가 나서면.........”


“명령이다. 어서~~”




초벽하도 검을 뽑아 달려오는 오향무사들을 상대한다. 거패는 초벽하의 겉에서 거대한 거령도를 뽑는다. 거패는 초벽하를 보호하는 호위무사다. 천마마련주는 그 많은 천마마련의 무사들 중에서 단 한명인 거패에게 초벽하를 보호하라고 맡긴 것이다. 그만큼 거패의 실력을 맡기 때문이 아닐까? 거패의 거령도(巨靈刀)가 오향무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쉬이이익~~~쿠쿠쿠쿠쿠 쾅~~~”


“크아아아악~”




거령도가 엄청난 강기를 뿜어내자 초벽하에게 접근하던 무사들이 걸레쪽이 되어 날아간다. 초벽하의 검에서 검영들이 피어나며 무사들의 목을 베어버리니 무사의 목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아군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수혜와 궁아라를 보호하며 무림맹 무사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도치의 도끼가 힘없이 날아간다.




“깡~~~” 


“빌어먹을 내가 밀리다니........죽어 새끼야.”


“으윽~.........악~”




도치가 도끼를 잡은 팔에 힘을 주니 도치와 대치하고 있던 무사의 팔이 날아가고, 도치는 반대편 도끼로 무사의 머리통을 박살내 버린다. 새벽에 시작된 전투는 해가 중천에 뜬 시간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십이사는 모두 치쳐 있었다. 그중에서도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했던 도치와 사우가 가장 많이 치쳐있었다. 무림맹 무사들은 거센 파도처럼 아군일행을 밀어붙인다. 




“진격.........놈들은 지쳤다. 힘을 내라. 조금만 더 힘을 내~”




단목신검과 오당의 당주들이 무사들을 독려했다. 마수의 어깨에 검이 파고든다. 마수는 어깨를 관통한 검을 맨손으로 잡고 부체로 자신을 공격한 무사의 목을 베어버린다. 금막비는 십이사들의 상황을 돌아보았다. 아군은 수혜와 궁아라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에 제약이 심하고, 도치와 사우는 이미 한계상황까지 온 것 같다. 그나마 이막수와 유미림의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그들도 곧 한계상황에 다다를 것이다. 금막비는 유성우의 상단에 있는 단추를 만지작거린다. 유성우에는 세 개의 단추가 있다. 금막비의 손이 부르르 떨린다. 금막비가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유성우에 있는 나머지 두개의 단추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크윽~~” 




도치의 옆구리에 검이 박힌 모양이다. 도치는 자신의 옆구리에 검을 쑤셔 박은 놈의 머리를 박살내 버린다. 




“거패.......은마마령군은 언제 도착하는 거야.”


“모르겠습니다.”




거패의 도가 도기를 뿜어내며 초벽하에게 달려드는 무사들을 쪼개버린다. 아군은 초조했다. 수혜와 궁아라는 깨어날 줄 모르고, 십이사들은 점점 지쳐간다. 이렇게 가다가는 십이사 전원이 전멸할 것이다. 




“와아아아~~”


“소공자님을 구출하라..........모두 진격”




협로에 은색무복을 입은 무사들이 오향무사들을 베어 넘기며 십이사를 향해 달려온다. 드디어 은마마령대가 도착한 것이다. 은마마령대의 선두에 있는 천명염라의 주먹이 오향무사들의 머리통을 박살내며 초벽하를 향해 달려온다.




“이........이건 또 뭐야..........막아라..........놈들을 막아.”




단목신검이 무림맹 무사들을 독려해 보지만 은마마령군은 무림맹 무사들을 두부 베듯 베어버리며 십이사들에게 다가왔다. 




“공자님...........공자님 무사하십니까?”


“저는 괜찮아요. 어서 무림맹 놈들을 물리치세요.”


“여기서 더 이상 싸우는 것은 무의미합니다........아군님 수혜님과 궁아라님을 안으세요. 바로 협로를 돌파합니다.”




마수의 상황판단은 빠르다. 무림맹 무사들은 은마마령군의 출현으로 대오가 흐트러지고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지금이 기회다. 무림맹 무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협로를 벗어나야 한다. 아군은 호신강기를 넓게 펼치며 궁아라와 수혜를 안았다. 




“호법님........길을 뚫어주세요. 어서요.”


“알겠습니다. 은마마령군 길을 뚫어라........모두 진격한다.”




천명염라의 명령에 은마마령군이 선두로 나서며 길을 뚫고, 십이사들은 은마마령군과 함께 협로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놈들을 쫒아라.........놈들을 쫒아.”




단목신검이 목이 터져라 외쳐보지만 무림맹 무사들은 움직일 줄 모른다. 십이사도 감당하기 힘든데 은마마령군까지 나타났다. 은마마령군이 어떤 부대인가? 중원 흑도의 태산북두인 천마마련의 주력부대가 바로 은마마령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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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마령군과 십이사는 협로를 빠져나왔다. 무림맹의 추적은 없다. 드디어 영장평원을 벗어난 것이다. 




“헉~ 헉~ 좀 쉬었다 가자........헉~ 헉~ 헉~”




도치가 바닥에 주저앉으며 숨을 몰아쉰다. 많이 지친모양이다. 다른 십이사들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군은 궁아라와 수혜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곽지향이 두 사람에게 다가와 상세를 살펴보았다. 




“이상해요. 누님은 본래의 살색을 찾아가는데, 아가씨는 차도가 없어요.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아무래도 중독된 독이 틀린 모양입니다. 다시 확인해 봐야겠어요.”




곽지향은 품속에서 작은 단검을 꺼내더니 수혜의 손가락에 상처를 낸다. 수혜의 손가락에서 검붉은 피가 떨어진다. 곽지향은 피의 냄새와 맛을 보았다.




“이건 시독.......이게 어떻게 된 거지........구엽초의 독........이럴 수가........일사님 삼사님이 위험해요. 삼사님을 자리에 앉히시고 제가 설명한 대로 진기를 유도하세요.”




아군은 수혜를 앉히고 등에 손바닥을 대고 진기를 주입했다. 수혜의 상태는 심각했다. 흑풍대는 한 가지 독만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수혜가 중독된 독은 궁아라와는 달리 전갈독이 아니라 구엽초의 독이었다. 궁아라와 똑같이 전갈독의 해독제를 먹은 수혜는 독의 진행이 더욱 빨라지며 몸속에 잠자고 있던 마령단의 시독까지 건드려 독이 골수에 까지 침투했던 것이다. 곽지향은 수혜의 기를 역행하여 독을 몰아내려 했다. 아군의 몸에서 황금빛 서기가 일어나며 막대한 진기가 수혜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곽지향은 진기를 유도하는 방법을 아군에게 설명했고, 아군은 곽지향의 설명에 따라 수혜의 기를 조정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곽지향이 바닥에 주저앉는다. 




“헉~ 헉~일사님 끝났어요. 그만 하세요.”




빛나던 황금빛 서기가 아군의 몸으로 흡수되며 아군이 수혜를 반듯하게 눕힌다. 수혜의 피부는 검은 빛에서 하얀 색으로 변했다. 치료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 된 겁니까? 설마 아가씨가 잘못되지는 않겠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어요. 잠시만요..........”




곽지향은 수혜의 몸 상태를 점검해 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아~~ 이런.........일사님........죄송합니다. 제가 한 것은 삼사님의 몸속에 펴진 독을 한곳에 몰아 둔거지 치료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가진 재주가 이거뿐이네요.”


“그.........그게 무슨 말이죠.”


“쉽게 설명하면..........구엽초의 독이 마령단의 시독을 건드려서 두 가지 독이 엉켜버린 겁니다. 지금 구엽초의 해약을 먹인다고 해도 깨어나지 못합니다. 아니 깨어나면........죽습니다.”


“주.........죽어요. 아가씨가 죽는단 말입니까?”


“아마 그렇게 될 겁니다.”


“가망이 없다는 말입니까?”


“모르겠어요.........저는 엉켜버린 시독과 구엽초의 독을 해독할 능력이 없어요.”


“음~~~ 아군.........아군 있어.”




궁아라가 정신을 차리는 모양이다. 아군은 궁아라를 안아주었다. 궁아라는 아군의 품에 안겨 정신을 차린다. 그녀는 조금 늦긴 했지만 해독제를 복용하여 수혜처럼 쓰려지진 않았다. 궁아라는 아군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는 것을 보며 손을 들어 아군의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바보 울기는........이제 괜찮아. 수혜님은 어떻게 됐어.”


“아가씨가..........아가씨가..........”




아군이 말을 잊지 못한다. 궁아라는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나 수혜을 찾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수혜님은 궁아라님과 다른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궁아라님이 전갈독.........수혜님은 구엽초의 독에 중독된 거죠..........수혜님은 엉뚱한 해약을 드시고 치료가 되지 않고........독이 몸에 펴지면서 몸속에 잠자고 있던 마령단의 시독까지 발작한 겁니다. 현재는 아군님이 진기로 독을 상단전에 몰아두었습니다.”


“그럼 수혜님은 깨어나지 못하는 겁니까?”


“현재는 가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심장은 뛰고 있지만 뇌가 죽은 거죠. 그리고 깨어나면 더 위험합니다. 독이 순식간에 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화타나 편작이 살아온다 해도 수혜님을 살릴 수 없는 겁니다.”


“음~~ 곽지향님의 능력으로 안돼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이거밖에 도와드리지 못하겠네요.”


“아닙니다. 이정도 도와준 것만 해도 고마운 거죠. 아군.........아군~”


“예~ 여기 있어요.”


“내말 잘 들어..........내가 북해빙궁 출신이라는 것은 아군도 알지.”


“예~ 알고 있습니다.”


“일단 수혜님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그리고 우리는 무림맹으로 가야해.”


“아가씨를 그냥 두고 가자는 말씀이세요.”


“설명을 끝까지 들어........무림맹으로 가서 잠마동주를 잡아야 마령단 해약에 대한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어. 무림맹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순서야. 그리고 무림맹 일이 순조롭게 끝나면.........수혜님과 함께 다독마의를 찾아보자. 다독마의님 이라면 수혜님을 치료할 수 있을 거야.”


“다독마의!.........그래요. 그분 이라면 가능할지 모릅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곽지향도 다독마의에 대해 알고 있다. 다독마의는 현존하는 무림 최고의 명의다. 그라면 수혜를 치료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건 만일을 위해서 말하는 거야.........수혜님의 치료가 불가능하면 마지막 방법이 있어. 물론 그렇게 되지 않아야겠지. 하지만 만일을 모르니 설명해 줄게.”


“말씀하세요.”




궁아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군에게 전음을 보내기 시작했다. 주위에 천마마련의 무사들까지 있기 때문에 북해빙궁의 비밀을 아군에게만 전하기 위해서다.




‘배화교는 무림명숙들을 강시로 제련하고 있어. 그건 아군도 알고 있을 거야. 북해빙궁은 오래전부터 배화교의 음모를 알고 배화교의 강시에 대항하기 위해 천려빙려강시를 제련하고 있어. 천려빙려강시는 살아있는 사람을 강시로 만드는 거야.........그리고 아군도 알지. 배화교는 우리 십이사들이 죽으면 강시로 제련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어. 정말 할말은 아니지만........수혜님이 죽으면 화장을 하거나 화골산으로 녹여버려야 해. 배화교가 수혜님의 시체를 찾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야........그거 싫다면 수혜님이 살아있는 상태로 북해빙궁으로 보내야 해.’


“말도 안 됩니다. 어떻게........”


‘아군 흥분하지 마. 이건 만일을 위해서 설명하는 거야..........수혜님은 안 죽어. 아군이 이렇게 사랑하는데 왜 죽어........절대 안 죽어. 다독마의님 꼭 살려주실 거야. 이건 어디까지나 만일을 위해서 알고 있으라고 설명하는 거야.’


“휴~ 알겠습니다.”


“두 분이서 무슨 이야기 하세요.”




초벽하가 궁금한 듯이 아군에게 다가왔다. 아군은 끌어 오르는 살기를 억누르고 초벽하를 보았다. 초벽하는 십이사를 돕기 위해 멀리 천마마련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여인이다. 




“고마워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겁니다.”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당신이 잘못 된지 알고 얼마나 걱정한지 아세요.”


“험~ 험~ 저기.......소공자님........소공자님.”




천명염라가 헛기침을 하며 초벽하에게 다가왔다. 천명염라는 초하벽을 잡아오라는 마련주의 명령을 받았다. 




“아~ 호법님.......인사도 드리지 못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천마마련에 돌아가서 하시죠.......자~ 그만 일어나세요. 천마마련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천마마련이요. 못가요. 전 이곳에 남겼습니다.”


“소공자님! 이건 련주님의 명령입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소공자님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진지 아세요. 우리가 무림맹을 공격했습니다. 백도 놈들이 가마있을 것 같습니까? 빨리 련으로 돌아가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가시려면 혼자가세요. 아버님께도 전 이곳에 남겠다고 전해주세요.”


“공자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건..........”


“그만 하세요. 무슨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휴~ 이거야 원~~”




천명염라는 쓰게 웃으며 오수를 불렸다.




“련으로 전신구를 날려라. 현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우리는 공자님과 함께 한다고 알려드려라.”


“알겠습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마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주위 상황을 점검해보고 입을 열었다.




“자~ 대충 정리가 된 것 같군요.........사우님, 도치님 많이 다치신 겁니까?”


“킥킥킥~ 이정도로 죽을 놈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라. 사우 너는 어때.”


“괜찮아.”




사우의 무뚝뚝한 답변이다. 정말 멋대가리 없는 놈이다. 마수는 다른 사람들의 상황도 점검해 보았다. 아군 제외하면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수혜고 다음으로 악무룡과 곽지향, 궁아라의 부상정도가 심하다. 한마디로 아군 빼고 모두가 정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곳에서 무림맹까지는 반나절 거리입니다. 지금 출발하면 밤늦게 무림맹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문제가 있습니다. 저기 있는 천마마련 분들은 우리와 상관없는 분들이고 우리 힘으로 무림맹으로 쳐들어가야 하는데 다들 부상이 심해서 이런 몸으로 무림맹으로 쳐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적당한 곳을 찾아서 휴식을 취하고 내일 아침에 무림맹을 쳐들어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여기까지 왔는데 멈추자는 말이야. 우리가 시간을 주면 잠마동주 놈은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할거야. 당장 쳐들어가는 것이 좋아.”




이막수가 마수의 말에 반대의견을 제시한다. 이막수와 마수의 말에 장단점이 있다. 마수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막수님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일사님이 하시기 바랍니다. 일사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마수는 모든 결정을 아군에게 맡긴다. 아군이 십이사들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이다. 아군은 십이사들을 돌아보았다. 장기가 보이지 않는다.




“장기님은 왜 보이지 않죠.”


“그 새끼 이야기는 꺼내지 마라. 나대신 벽력탄을 던지고 오향무사들과 폭사했다.”


“포........폭사.......그럼 죽었다는 말입니까?”


“장기님은 여러분께 고맙다고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마수가 입술을 깨물어 장기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순간 장내가 조용해 졌다. 아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초벽하를 돌아보았다.




“저기........부탁이 있습니다.”


“저 말하는 겁니까?”


“수혜와 누님을 부탁 좀 해요.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두 분을 보호해 주세요.”


“지금 무림맹으로 가겠다는 겁니까?”


“가야죠.........가서 끝을 봐야죠.........당신은 나서지 마세요. 이건 나를 포함함 십이사의 일입니다. 천마마련이 나서면 문제가 복잡해져요.”


“모두 부상이 심해요. 이런 몸으로.........”


“알아요........불가능하죠.......우리도 알아요. 하지만 해야 해요.


“..................”


“........제 부탁 들어줄 수 있어요.”


“그런 부탁이라면 힘들 것도 없어요. 하지만 당신들만 가는 것은 안돼요. 우리가 도울게요. 은마마령대가 나서지 않겠다면 저라도 돕겠어요.”




아군은 초벽하의 어깨에 팔을 얻었다. 사람들만 없다면 포근히 안아주었을 것이다.




‘나 믿지........돌아올게. 꼭 살아서 돌아올게.........돌아와서 당신에게 진 빛을 갚아야지.’




아군의 전음을 들은 초벽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알았어요........당신 뜻에 따르도록 하죠.”


“좋아..........모두 일어나 바로 출발한다.”


“끙~ 아군 나도 간다.”


“누님.........누님은 이곳에 계세요.”


“나도 십이사의 일원이야. 움직일 수 있는 한 나도 십이사와 함께 하겠다.”


“누님 제발.........”


“아군 부탁이야.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을게.”


“그래........궁아라님도 같이 가자. 아라님도 십이사 아니야. 아군 같이 가자~”




도치의 말에 아군은 쓰게 웃고 말았다. 




“좋습니다........누님도 같이 가죠. 자~ 모두 일어나세요. 출발합니다.”


“끙~ 그래 한번 가보자.........끝을 보는 거야.”




나머지 십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들은 바로 무림맹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장기와 수혜를 제외한 십이사가 무림맹으로 향했다. 




“천명염라님........이 여인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세요.”


“알겠습니다. 여기서 멀지 않을 곳에 천마마련의 안가가 있으니 그곳으로 모시도록 하죠. 공자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따라 가야죠.”




초벽하는 거패와 함께 십이사의 뒤를 따라간다. 천명염라는 한숨을 쉬고 은마마령대를 이끌고 초벽하의 뒤를 따른다.




ps : 이번 편으로 영장평원의 혈투가 끝났습니다. 혈풍의 서막부터 시작하면 겨의 백장에 가까운 분량입니다. 제가 영장평원의 혈투를 자세하게 서술한 것은(주제 넘지만) 기존무협의 시각과는 약간 다른 시각으로 무협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무협은 사랑과 전투가 주가 되어야 한다. ----------




이게 제가 추구하는 무협입니다. 다음 편부터 새로운 부제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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