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당가풍운(唐家風雲) 무삭제판 - 2부 18장

본문

본 소설은 cc11k님과 아울맨님이 공저한 "당가풍운"을 작가님들의 허락을 맡아 내용을 새로이 추가하고 수정한 버전입니다.






18장 최후




타닥! 탁!


불꽃과 함께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주위를 올리었다.


양천호의 미간이 깊게 찌프러져 있었다. 그의 앞에는 두응향이 알몸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색독에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두응향은 살아있다 말하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색독은 단시일내 풀 수도 없었다. 玄門奇功을 익힌 사람이 평생을 옆에서 지켜주며 억제를 해주어야만 하였고, 더한 문제는 정신적인 충격이었다. 


두응향의 의식은 무엇 때문인지, 자꾸만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의식이 없는 듯, 있는 듯한 상태가 계속 이어졌다.


장작 하나를 들어 집어 던지었다. 불꽃이 피어오르며 마른 장작에서 이내 불꽃이 피어올랐다.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그린 듯한 얼굴이었다. 중년의 포근함과 함께 요염함이 절로 배어 나오는 이질적인 분위기가 함께 우러나오는 여인이었다.


사문을 생각했다.


사문의 은혜…


동문의 우정…


헌데도 자신은 이곳을 떠날 줄을 몰랐다.


"應報로고… 應報야…"


그 말 외에는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 여인과 전생에 깊은 연관이 있었던 모양이라고 양천호는 자위했다.




양천호는 넓고 깊은 호수를 헤엄치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 땀이 맺히더니 밑으로 떨어졌다. 두응향이 눈을 감고 사지로 양천호의 탄탄한 몸뚱아리를 휘어 감았다. 정신은 들지 않아도 욕정의 본능은 그녀의 몸을 불태웠다.


그녀의 몸은 뜨거웠고 또한 깊고 깊었다. 양천호는 그 깊은 심처에서 다시는 빠져나오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옥의 劫火인들 어떠하리…


이 여인과 함께라면…


팔을 두응향의 목 뒤로 받치어 주며 양천호는 하체를 일렁였다.


그의 물건이 몸 속 깊이 진입해 들어오자 두응향은 길은 신음을 질렀다.




당패는 묵묵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핏물이 흥건히 흐르고 널브러진 팔다리가 지천이었다. 당패의 시선이 한쪽에 뒤엉킨 채 쓰러져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젊은 당문문도와 중년의 종남인이 쓰러져 있었다. 젊은 당문인은 당패도 익히 알고 있는 젊은이였다.


당진은 어려서부터 총기가 있고 효심이 있어 세가 내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젊은 후지기수였다.


당진의 부친은 용감했고, 그 용맹함으로 인해 벌써 세상을 뜬지 오래 전이었다. 당문의 역사는 그들의 피를 딛고 일어서 있는 것이었다. 당진의 모친은 남편의 죽음에도 눈 하나 깜짝이지 않았다. 아니, 그 사랑을, 그 限을 아들에게 사랑으로 대신했다.


다행히 당진은 모친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밝고 총명한 아들이었다.


허나, 지금 당진은 가슴에 길게 남은 검상으로 내부를 보인체 쓰러져 있을 뿐이었다.


당패는 고개를 들었다.


왜, 종남파와 이런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몰랐다. 당문도, 종남파도 부러울 것이 없는 문파였다. 


한낫 재물 때문에 이런 지경까지 오게 되다니…


당패는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그의 머릿속으로 그깟 재물이 당진보다 중요할까 생각했다. 당패는 고개를 저었다.


재물이야 하찮은 것이지만, 가문의 명예는… 명분… 그리고… 


풀 수 없는 갑갑함에 당패는 눈을 감았다.


"아버님...”


당종이 부친에게 다가와 무언의 눈빛으로 다른 곳으로 원호해주길 종용했다.


"후우...종아야, 알겠다...”


부친을 바라보면서 당종은 입술을 깨물었다.


어제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날밤 모친과 또 한번의 밀회를 즐기기 위해 구숙정의 침실로 찾아온 당종은 이미 선객이, 그것도 불청객이 먼저 와있음을 알아차렸다.


남자와 여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몸을 최대한 감추고 혹시나 들킬까 멀리서 침실을 엿본 당종은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침상 위에는 여자의 엉덩이 위에 또 다른 남자의 엉덩이가 겹쳐져있었다.


기척을 눈치채이지 못할 정도로 멀리 떨어진 거리였지만 당종의 눈에는 그 광경이 선명하게 비쳐지고 있었다.


아래 깔린 여자의 가랑이는 살이 찢어질 정도로 좌우로 벌어져 있고 그 중앙의 길게 갈라진 균열 사이에 남자의 성기가 꽂혀 있었다.


가랑이 사이에 적나라하게 벌어진 여자의 음부에는 새까만 색깔의 살점과 무성한 수풀이 우거진 두툼한 살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자에게 깔린 여자의 몸뚱아리 곳곳에 늘어진 듯한 살집이 보였고 활짝 벌어진 채 애액을 뿜어내는 은밀한 동굴 또한 중년의 세월이 느껴졌다.


구숙정이었다.


그리고 모친을 올라타고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는 남자의 정체는 당패였다.


(젠장...)


당패의 허리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구숙정의 조갯살 아래 엉망으로 찌그러든 항문이 더욱 심하게 비뚤어졌다.


당종은 견딜 수 없어 얼른 빠져나갔다. 물론 두 개의 몸을 결합한 채 한참 열락에 빠져있는 부친과 모친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 때의 당종은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더럽힌 당패에게 격분한 나머지 살의가 치솟을 정도였다.


이미 모친을 범하고 부친을 살해하려는 패륜아에게 천륜과 인륜 따위는 머리에서 사라져있었기에 모자상간의 행위를 후회하는 것보다도 부친에 대한 질투심과 분노가 끓어오른 것이다.


(이제 오늘만 지나면...오늘만 지나면...)


당종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당패의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위압적이던 커다란 체구는 왠지 몸집이 매우 작게 보였고 그 모습도 늙고 힘이 빠진 것처럼 보였다.


정기와 욕망으로 충만한 젊은 자신과 지금의 부친을 비교하면 구숙정이 누구를 선택할지는 자명했다.


(후후...아버님, 어머니는 나의 여인입니다. 내 것이란 말입니다!)


당종은 아무 것도 모르는 부친을 속으로 비웃으며 소리없이 외쳤다.


사실 이른 아침에 당종은 간밤의 분풀이라도 하듯 조금 신경질적으로 구숙정과 몸을 섞었다. 구숙정 역시 요사스럽게 웃으며 아들을 반겼다.


가장 먼저 당종은 모친의 음부에 손가락을 꽂아 넣어 대량으로 고여 있던 당패의 더러운 정액을 긁어냈다. 미끌거리는 부친의 허연 욕정의 흔적을 깨끗하게 치워버린 당종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구숙정은 개처럼 엎드리며 당종에게 둔부를 내밀었다. 모친으로서 아들에게 절대 보여줄 수 없는 굴욕적인 자세였다. 


당종은 모친의 매끄러운 등과 풍만하면서도 조금 처진 엉덩이를 내려다보면서 가까이 접근했다. 곧 당종의 뜨겁게 달아오른 기둥이 모친의 가랑이를 쪼개듯이 꽃잎을 가르며 쑤욱 꿰뚫었다. 


구숙정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고 추잡하게 번들거리는 등과 엉덩이가 경련을 일으켰다.


당종이 하체를 일렁이면서 모친의 엉덩이 살을 잡고 양쪽으로 쫙 잡아당겼다.


그러자 색이 바랜 구숙정의 갈라진 엉덩이 계곡과 그 가운데 주름진 항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숙정은 전신, 특히 아래로 처진 젖가슴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허연 나신이 퍼득이듯 경련을 일으켰다. 


당종의 성기를 모친의 동굴이 강하게 조여왔다. 마치 아들을 환영하는 것처럼... 


"흐윽!" 


흥분할대로 흥분한 당종은 뿌리까지 집어넣은 자신의 성기를 몹시 거칠게 움직였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 임산부라는 점이 더욱더 당종의 매력적이었다. 


당종은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모친의 배를 어루만지며 하체를 움직였다.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해준 모친을 자신의 씨앗으로 임신시킨 패륜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오직 어머니의 아랫동굴을 맛보는 것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아흥...아아아...아아...!" 


구숙정은 천박한 교성을 질러대며 몸부림쳤다. 당종의 양물이 자신의 자궁 깊숙한 곳까지 찔러와 그녀가 뱃속에 품고 있는 아이를 건드리는 것만 같았다. 


(어머니는 항상 아버님에게 안길 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뜨거운 애액으로 채워진 구멍을 범할 때 당종은 문득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그 의문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유롭게 수축을 일으키는 모친의 질벽 조임에 당종은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역시 어머님은 대단하시다. 이 세상 천지에 다시 없을 명기...보궁이야. 그리고 내일부터는...완전히 나의 여자다.)


이내 쾌감의 폭풍우가 점점 더 격렬해졌다.


"크으윽...!" 


당종은 짐승과 같이 울부짖으며 힘차게 하체를 쳐올리더니 그대로 모친의 안에 깊숙이 파고든채 폭발했다. 꿈틀대는 질 속으로부터 허연 정액이 흘러나와 구숙정의 성기를 적시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구숙정의 몸뚱아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적나라한 신음소리가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어머니...)


당종은 종남파와의 일전을 위해 출정하는 그들을 떠나보내던 구숙정을 떠올렸다.


서있기 힘겨운 임산부임에도 궁장 차림으로 당당하게 서있던 구숙정의 모습은 당가의 가모로서 차가운 아름다움과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 눈가와 입가에 피어난 잔주름은 그녀의 농익은 미모를 더욱 빛내주고 있었다.


단정한 비단옷 안쪽에 중년의 흐트러진 육체, 음란한 젖가슴과 수풀이 우거진 음부가 있다는 것이 당종에게는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크윽...어머니를 다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리고 싶다. 열락에 휩싸여 헐떡이는 그 표정을...)


구숙정의 치켜뜬 눈에는 어딘가 탐욕적인, 냉혹하고 잔인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너무나 관능적이었고 숭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모친의 그런 표정은 당종의 욕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흐흐...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이제 내일이면 어머님과 당가를 모두 손에 넣게 될 겁니다.)


당종은 음산한 눈을 번뜩였다.




종남파의 장로중 한 명인 落日劍手 종일은 몸이 부들부들 떨리었다.


암기와 검빛이 난무하는 전장이건만 도저히 솟구치는 울분을 자제할 수가 없었다.


어린 제자들이 자신의 주위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어린 새들이 부모의 품을 찾는 새끼인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쓰라렸다.


너무나 전격적인 기습이었다. 아니, 사전에 미리 알았다 하더라도, 기울 수밖에 없는 전력으로 당문은 종남파의 커다란 기둥하나를 꺽는데 전 역량을 집결한 기습이었다.


허지만 그 기둥 하나는 이번 당문과의 분쟁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벌써 주위에서는 확전 일변도로 치닫는 종남, 당문과의 분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다보고 있었다.


종일은 오늘 이곳이 자신이 뼈를 묻을 장소란 것을 알았다. 남은 것은 종남인의 기개를 떨치는 일일뿐…


고개를 들어 주위를 쳐다보았다. 사방에서 당문문도들이 흉흉하게 날뛰고 있었다. 이미 전세는 누가 보아도 기울어 있었다. 종일은 제자들을 주위로 모으기 시작했다.


"…"


종일은 제자를 모으다가 고개를 들었다. 


이상했다.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시선이 제자들과 당문문도의 머리를 뛰어넘어 담장 너머로 향했다. 


몇몇은 벌써 자신과 같은 기분을 느끼고 손을 멈추고 있었다. 당문문도도 손을 멈추었다. 철없는 어린것들이나 손짓발짓을 할뿐이었으나 곧, 그들도 주위 선배들의 이상한 얼굴표정에 이상함을 느끼고 손을 멈추었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대단히 위험한 짐승이 살기를 뿌리며…




활짝 열린 문으로 한명의 괴인이 서서히 들어서고 있었다.


군중들의 시선이 괴인에게로 집중되었다. 봉두난발의 추례한 차림에 옷은 찢어지고 피로 물들어 있었다.


"…"


괴인이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추, 추혼수 당정…"


당문문도 몇 명이 아는 체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다 몸을 멈칫멈칫 세웠다. 


이질적인 분위기…


피아를 가리지 않는 살기…


"정아야…"


당력이 앞으로 한발 내딛으며 당정의 앞을 막았다. 당정의 손이 앞으로 뻗었다.


당정의 손은 느린 듯 했으나 당력의 눈에는 마치 섬전이었다. 피할래야 피할수 없는 손짓이었다.


일직선이면서도 요사스런 변화를 품고 다가오던 당정의 손이 당력의 가슴에 닿으려던 순간에 당력의 몸이 들리더니 뒤로 당기어졌다.


"흐으…"


신음이 절로 나왔다. 가주인 당패가 동생인 당력의 몸을 나꿔챈 것이었다.


같은 세가의 인원들에게도 살수를 서슴치 않고 펼치는 당정의 광태에 모두들 얼굴이 핼쓱해졌다.


"가주님!"


"아버님!"


당력과 당종, 몇몇 장로가 분개의 눈빛을 띄우며 당패의 얼굴을 보았다. 세가의 법에 의하면 참형의 대상이었다.


잠시 말이 없던 당패가 의외로 고개를 저으며 손을 들어올리어 세가의 문도를 뒤로 물리었다. 


전장에서의 가주의 명은 지엄한 것!


내심 불만이 없진 않았으나 한편으로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었다. 당정의 그 무위란… 생각키도 싫었다. 그 손길이 적을 향할때는 천군만마의 전력이었으나 이쪽으로 향할때의 그 공포감이란…


당정이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쿵! 


쿵!


소리도 나지 않는 발걸음이건만 당정이 한 걸음 놓을 때마다 모두들 심장이 쿵쿵 울리었다.


종일과 남은 종남 문인들은 당정의 흉폭함과 대항치 못할 거대한 기도에 얼굴이 허옇게 질리고 있었다.




무림에 흉흉한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모두들 변방의 사천 땅에 시선을 주목하였다. 같은 정파를 걷은 종남과 당문의 분쟁은 처절한 피의 행렬로 이어졌다. 종남에서는 그동안 청수를 거닐며 세속에 관여하지 않던 종남삼성까지 내려왔다는 소문이 들었다.


사태가 점차로 심각해지자 소림, 무당을 비롯한 나머지 문파들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소림에서는 광일 대사가, 무당에서는 현진자가 종남과 당문을 잇달아 방문했다. 흑도맹에서도 사태의 추이를 살펴보고 있었다. 실제로 드러난 종남파 및 당문의 전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고, 강맹했던 탓이었다.


추혼수 당정에 대한 소문도 끊이질 않았다. 


소문대로라면 당정은 삼두육비의 괴물에 피를 즐기는 철혈의 사내였다. 당정은 곳곳에서 피를 뿌리고 있었다. 당정이 출현한다는 소문이 돌면 모두들 자리를 피하기 바빴고 그것은 당문문도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종남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된 문파들은 문을 굳게 걸어 잠그었다. 死神보다 당정의 출현이 더욱 무서웠던 것이었다.




쉭-


나무를 깍아 만든 화살이 치솟더니 꿩 한 마리가 땅으로 뚝 떨어졌다.


양천호는 꿩을 허리춤에 차고는 그것으로도 부족한지 주위를 두리번거리었다. 한쪽에 산나물이 소담스레 열려있자 아낙처럼 쪼그리고 앉아 나물을 뜯기 시작했다.


"흐음…"


입가에 매달린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그의 눈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고, 泫泫한 빛을 띄우고 있었다. 한적한 외딴 산 속에 기거한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양천호의 마음은 마치 명경지수와 같이 맑았다. 仙을 추구하는 도인의 모양새였다. 고개를 돌리니 彼岸이라더니…


조그만 움막으로 내려오는 양천호의 손에는 산짐승에 나물에 하나 가득이었다. 그 위에 올려져 있는 이름모를 들꽃과 함께…


불을 피우고 능숙한 솜씨로 밥을 하였다.


두응향은 조잡하게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서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루종일 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양천호가 두응향의 앞에 꽃을 내밀어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무릎에 꽃이 놓여건만 두응향은 쳐다보지도 않았고, 양천호도 개의치 않았다.




산에서 흐르는 물은 맑고 시원했다.


양천호는 두응향의 옷을 벗기었다. 두응향은 그저 양천호의 손에 몸을 맏긴채 움직일줄 몰랐다.


밝은 태양아래에 드러나는 두응향의 몸은 필설로 표현키 어려운 아름다운 동체였다. 양천호는 손으로 물을 떠서 천천히 두응향의 몸을 씻기었다. 그의 손은 부드러웠고 따뜻한 애정을 담고 있었다.


몸 곳곳을 문대어주고 쓸어주자 색기가 또다시 고개를 쳐드는지 요염한 기운이 두응향에게서 묻어나기 시작했다.


양천호가 두응향의 몸을 다시 부드럽게 쓸었다. 허나 이번에는 씻기기 위한 동작이 아닌 交接을 위한 애무였다. 가랑이 사이에 커다란 손을 넣어 손끝으로 꽃잎을 쓸어 올리었다. 섬세한 꽃잎들이 그의 손가락이 이리저리 쓸리며 이지러 들었다. 두응향의 몸이 희열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했다.


두응향의 옥문이 흥건히 젖어들자 양천호는 옷을 벗고 성기를 곧추세우고 두응향의 몸으로 들어섰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크나큰 희열이 밀려왔다. 애정의 감정과 육욕의 갈증이 절묘한 화합을 일으키며 쾌감을 고조시키었다.


크고 굳은 물건이 몸 속살을 가르며 들어오자 두응향은 입을 벌리었다. 잠시 잠들어 있던 여자의 본능이 일제히 일어나 들어온 그의 성기를 반기어 주었다.


지순한 희열이었다. 육욕에 대한 희열이 아니었다. 양천호가 그동안 보인 헌신적인 사랑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이었다.


문득 당정의 얼굴이 떠올랐으나 이내 그녀의 망막에 양천호의 얼굴이 잡히었다.


"흐으음…"


아쉬움인지 쾌감의 신음인지 모를 소리가 두응향의 입으로 흘러나왔다.


예민해진 감각이 몸에 들어온 男根의 감촉 하나하나를 뇌로 전달해주었다. 그 뜨겁고 힘차게 맥동치는 성기의 감각에 두응향은 눈을 감았다.


당정의 모습이 떠올랐으나 두응향은 고개를 저으며 오히려 두다리를 벌리어 양천호를 더욱 깊이 받아들이었다.


감긴 눈꼬리를 타고 눈물이 귀전으로 흘러내리었다.


왜 우는지 자신도 모를 눈물이었다. 


"으음…"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두응향의 오묘한 속살의 움직임에 양천호는 신음했다.


두응향은 사내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사내를 위한 몸짓을 하고 있었다.


"흐음…"


다시금 양천호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두응향의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녀의 입술을 이빨로 씹어주었다. 그녀의 입에서 맑은 침이 흘러 양천호의 입으로 들어왔다. 혀를 내밀어 그녀의 잇몸을 핥으며 치솟는 욕정에 몸을 떨었다.


두응향이 그의 몸을 뱀처럼 휘감으며 달라붙었다. 양천호는 그녀의 몸짓이 무언가 다름을 느끼었다. 지금까지의 욕정에 의한 쾌락을 추구하는 맹목적인 몸짓이 아니었다. 두응향이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녀의 재촉에 양천호는 더욱 크게 몸을 움직였다.


절정으로 치솟고 있었다.


"흐으윽…"


두응향이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녀가 몸을 일렁이며 항문을 조일 때마다 그녀의 옥문도 강하고 접착력 있게 양천호의 물건을 휘어 감으며 조여주었다.


양천호는 희열을 느끼었다. 흉폭한 쾌락을 추구하는 몸짓이 아니었다. 바탕에 신뢰와 애정을 깔고 있어서 쾌감이 배로 승화되었다.


"…"


둘은 아스라이 피어나는 불꽃을 보았다. 그 불꽃은 아주 컸고, 또한 포근했다. 둘은 그 불꽃 속으로 한치의 스스럼도 없이 몸을 날리었다.




한참후에 눈을 뜬 두응향이 양천호를 올려다보았다.


몸을 포갠 양천호가 팔로 상체를 버티어 무개를 줄여주었다.


두응향이 양천호의 너른 가슴에 뺨을 대었다.


잠시 후 두응향이 나직이 속삭이듯 말을 했다.


"정아… 내 아들 당정에게 나를 데려다 줘요."




* * *


당정의 눈빛이 변했다. 걸음을 멈추고 좌측 앞에 있는 나무를 응시했다.


"흐음… 명불허전…"


나무 뒤에서 불쑥 불진을 들고 한 명이 나왔다. 도관을 쓰고 허연수염을 배꼽까지 기른 노도장이었다.


"종남삼성 장명진…"


당정의 입에서 신음과도 같은 침음이 흘렀다. 당정은 다시 천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다가 아닐텐데…"


당정의 말이 떨어지자 두 명의 인영이 불쑥 솟아나듯 당정의 눈앞에 드러났다.


"종남삼성이 여기 한적한 곳으로 모두 오셨군."


당정을 주시하던 장명진이 불진으로 손바닥을 툭툭 치며 마지못한 듯 말을 했다.


"추혼수, 추혼수의 명성이 우리를 이리로 불렀지."


"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군."


마치 혼자 말처럼 중얼거리던 당정이 슬금슬금 문호를 열었다.


"급해… 급해… 천천히 하자고."


장명진이 당정이 살기를 띄우자 손을 저었다.


"우리는 알고 싶은 것이 있다."


"…"


당정이 침묵을 지키고 있자 장명진이 또다시 불진으로 손바닥을 치면서 물었다.


"당가의 정보수집망을 비추어 볼 때,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을 텐데. 우리는 전혀 제지를 받지 않았다. 당가와 너의 관계가 심히 의심스럽구나."


하늘을 쳐다보던 당정이 껄껄 웃었다.


"…"


침묵을 지키던 장명진이 다시 말을 했다.


"내쳐진 것이로군… 하긴, 어떤 세가가 너를 품을 정도로 클 것인가? 지금 회화봉에서 종남과 당가 사이에 회합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지루했던 분쟁이 막을 내릴 것이다. 허나!"


장명진이 잠시 말을 끊었다. 당정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너만은… 너만은… 분쟁의 마지막은… 너는 회화봉에 가지 못하게 될것!"


당정이 다시 껄걸 웃었다.


"능력만 닿는다면…"


허나 당정의 몸은 굳어있었다. 종남삼성, 한 세기를 무명을 떨친 강호의 초고수 종남삼성을 누가 가벼이 대할 수 있을 것인가.




종남삼성이 당정을 세 방향에서 압박하며 벼락처럼 들어왔다. 검 끝에서는 흉흉한 살기가 어리어 있었다. 세 자루의 칼이 일제히 벼락치는 소리를 내는 기세가 웅혼하기 짝이 없었다. 


당정이 상체를 굽히고 몇 번 회전을 하며 검봉을 흘리더니 삼성을 향해 신속무비한 타격이 쏟아졌다.


당정의 손끝에서 암기가 날더니 그중 몇 개가 삼성중 일인인 양진의 옆구리에 파고들었다.


당정의 손끝이 마치 칼날처럼 펴져 장명진의 목을 향해 뻗어갔다. 장명진이 섬전처럼 다가오는 당정의 手刀에 정신을 놓고 있을때에 당정의 어깨를 향해 뒤쪽에서 내려쳤다.


"욱-"


당정은 충격을 받고서도 신형을 반전한체 수도를 앞으로 쭈욱 뻗자 검기의 간극 사이로 파고들었다.


"컥!"


장명진의 입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울리며 뒤로 쿵쿵 물러섰다. 가슴에 타들어 가는 고통이 밀려왔다. 옷자락이 부스스 흝어졌다.


당정의 가공할 무위에 경탄할 틈도 없었다. 당정이 마치 유령처럼 장명진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이잇!"


장명진이 고함을 길게 지르며 마주 장심을 뻗었다.




생사를 건 싸움은 一手一手가 흉맹함이 넘쳐흘렀다. 


윤석정과 양진은 당정이 내리누르는 장심에 대응하였으나 마치 태산을 버티고 있는 듯한 버거움을 느끼었다.


윤석정과 양정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 눈 속으로 들어가건만 움직일 수도 없었다.


당정의 얼굴도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때, 한쪽에 쓰러져 미동도 없던 장명진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당정의 장심에 힘이 배가되었고, 양정의 무릎은 덜덜거리며 주저앉기 시작했다. 촌음도 버티지 못할 태세였다.


장명진이 비틀거리며 다가오더니 당정의 등에 불진으로 내려쳤다. 태산같은 압력.


펑!


"커억!"


당정의 입에서 붉은 피덩이가 뿜어져 나와 윤석정과 양진의 얼굴을 적시었다.


다시 장면진이 불진을 들어올려 당정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퍽! 


일격을 맞은 당정의 코에서 검은 피가 주루룩 흘러내리었다. 


장명진은 혼신의 힘을 다한 듯 그 자리에 털썩 쓰러져 움직일 줄 몰랐다.


"이이익-"


당정이 고함을 질렀다. 처절한 신음소리…


"으아아아아----"






회화봉에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힘이 들었다.


당정은 걸었다. 


자신이 왜 가는 지도 몰랐다.


소매로 코를 훔치었다.


코에서 피가 멈출 줄 모르고 흘러내리었다. 문득문득 자신이 허공을 걷는 듯, 감각이 전혀 없었다 되돌아왔다 했다.


잠시 걸음을 멈춘 당정은 자리에 앉아 나무에 기대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흩어진 머리카락을 무심히 날리었다.


품에서 검은색 단약 하나를 꺼내어 입에 넣었다. 독단이 위에 들어가자 마치 거부를 하듯 속이 울렁거리었으나 이내 녹아서 사지백해로 약기운이 흡수되었다.


어느새 코피도 멈추어 있었다. 너무나 피곤해서 한번 앉자 다시 일어날 힘이 없었다. 고개가 자꾸만 앞으로 숙이어 졌다.


아마도…


당정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상처가 너무 깊었다.


독단이 그나마 한 가닥 생기를 이어주고 있었다.


죽음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으며 당정은 모두 자신의 업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하늘이 자신에게 벌을 내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복수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구숙정과 임미령을 능욕했다.


임미령…


왕상을 통해 들은 임미령의 말로는 충격적이었다.


임미령은 석충과 석효형제에 의해 음약에 중독되어 사창가에 팔려가 무수한 사내들을 받아들이는 정액받이 신세가 되어 죽었다.


당정은 아무 것도 모르는 임미령에게 저지른 짓에 대해, 그녀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했다. 


당정은 어머니를 생각했다. 아니, 저절로 떠올랐다.


고개숙인 당정의 입가에 미소가 매달렸다.


어머니와 사랑을 이루었다.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어머니와 함께 했던 많은 밤들이 떠올랐다.


어떤 때는 질투와, 자책감에 몸을 떨었었다. 밤새 번뇌와 싸우기도 했었다. 그러나 어머니와 육체를 나누었던 밤들은 행복했다고 생각되었다.


자신의 몸 아래에서 수줍은 듯이 허나, 열정을 안고 몸짓을 해대던 어머니가 떠올랐다. 마치 손을 뻗으면 그 매끄러운 촉감을 다시 맛볼 것 같은 기분을 느끼었다.


고개를 들었다.


"하하하…"


나직하나 유쾌한 듯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회화봉의 정상은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아직 양대 문파의 인원들은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늘은 낮게 깔려 있었다.


묵묵히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관도가 가늘게 보이고 그 위를 걷는 사람들은 마치 개미의 행열과 같이도 작고 초라해 보였다.


당정이 고개를 돌렸다.


"…"


일남일녀가 바람을 맞으며 서있었다.


여인은 작고 왜소했고 남자는 크고 건장했다. 특히 그 기도!


보고만 있어도 마치, 청량제를 마신 듯, 청정수에 목욕을 한 듯, 시원하고 상쾌한 기파를 흘리고 있었다.


깨닳은 자!


양천호였다.


당정은 묵묵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사내다왔고, 여인은 여성다왔다.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한켠에 허전함이 있었으나 당정은 무시했다.


어머니를 지켜 줄 사람을 보니, 커다란 짐 하나를 덜은 것 같아 홀가분함도 느끼어 졌다. 어머니와의 결합을 하고 나서 마음 한구석에 지울 수 없는 原罪에 혼란스러워 했던 당정이었다.


"정아!"


두응향이 뛰어와 당정의 손을 잡았다. 


잠시 어머니를 응시하던 당정이 피곤한 듯 몸을 눕히었다.


하늘 높이 이름 모를 산새가 날아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두응향은 눈물을 흘리면서 조그만 수건을 꺼내어서 당정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당정의 코에서 다시 검은 핏물이 흘러내리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여 입술이 바들바들 떨리었다.


"움직이지 마…"


당정의 고개가 힘없이 끄덕였다. 눈이 휭하니 들어가 눈자위가 검은 빛은 띄고 있었다.


당정이 눈을 감았다가 잠시뒤에 눈을 떳다.


"편안하군요."


"그래, 좀 쉬어."


두응향이 쉰 목소리로 낮게 속삭였다.


"그래요. 그래야 겠어요. 그동안 쉬지를 못했어요. 정말 편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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